베란다에 당근을 오래 나뒀더니 당근에 싹이 났다. 문득 이걸 그대로 다시 심으면 당근이 다시 자라날지 궁금해졌다. 당근은 식물이고, 식물은 생장을 하니 가지를 잘라도 다시 나는 것 처럼 뿌리를 잘라도 다시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러. 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당근은 다시 자라나지 않는다. 당근의 몸통을 잘라 다시 흙에 심으면 당근 잎은 자라지만 당근 뿌리는 다시 자라지 않는다. 이미 성장을 종료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당근 잎을 키우면 당근의 씨앗을 얻을 수 있다. 당근 잎이 충분히 자라나고 꽃이 피고 다시 지면 거기서 당근 씨앗을 받을 수 있다. 그 씨앗을 다시 심어 당근을 키울 수 있다. 매우 오래 걸리는 일이다.
어쨌든 저런 사실을 모른채 당근키우기를 시작했다(정확히는 당근 잎 키우기가 되겠다 ㅜㅜ). 우선 접시에 휴지를 놓고 물을 받아서 몸통을 잘라낸 당근을 올렸다. 당근은 서늘한 기후(17~21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겨울에 실내에서 키우는것이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다만, 일조량이 적기 때문에 생장이 더디지 않을까 하는 불안은 있었다.
그 불안이 무색하게도 하루하루 엄청 자란다. 거의 하루에 1cm 씩 자란다. 북향이어서 일조량이 좋지 않은대도 잘 자란다. 물은 마른다 싶으면 접시를 가득 채워 줬다.
당근에 하얀 뿌리가 생기고는 충분히 자랐다고 생각하여 다이소에서 상토를 사서 화분에 옮겨심었다. 뿌리가 닿는 아래쪽을 상토를 넣고 윗부분은 기존에 있는 흙으로 덮었다.
당근잎이 생각했던것 보다 굉장히 빨리 자란다. 그리고 얇게 자란다. 자기 몸을 건사할 수 있을 굵기를 가지고 자라야 하는데 위로만 자란다. 어쩌면 북향이어서 햇빛을 덜 받음으로써 웃자람 현상이 나온걸 수도 있다.
한 달이 지나고 나서부턴 말라가는, 죽어가는 잎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빠르게 죽어갔다.
완전히 말라간 당근을 파보니 썩어있었다. 물을 너무 많이 줘서 그런 것 같다. 흙에 심고 처음 일주일간은 물을 매일 주라고 했는데 그건 당근 씨앗을 심을 때의 얘기였다. 씨앗을 심고 매일 물을 주면 일주일 정도 후에 싹이 나는데 이때부터는 겉흙이 마르면 한 번 씩 충분히 물을 주면 된다. 그러나 나는 씨앗이 아니고 당근 잎을 심은 것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겉흙이 마를때마다 물을 줬어야 했는데 너무 많은 물을 주었고 그로 인해 당근이 죽게 되었다.
당근잎도 샐러드 용으로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한 달 정도 길렀을 때 잘라서 먹었을껄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빠르게 성장하는 녀석들을 보면서 나름 식물키우기에 재미를 느꼈다 :)
https://youtu.be/OLhzr4a0K4I?list=PLxZeM3hiw9gerkAJ0SRy6KZzohaphSi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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